AX 패턴2026-09-26

결혼식 장면 하나가 6만 위안에서 1,400위안으로

중국 AI 숏드라마가 산업이 됐다

중국 숏드라마 제작비가 분당 5,000위안에서 수백 위안으로 떨어졌다. 그 결과 더우인에는 반년 만에 새 AI 드라마 22만 편이 올라왔지만 1억 뷰를 넘긴 작품은 1,055편뿐이다. 시장 규모는 120억 위안까지 커졌는데 제작비가 무너진 다음에는 무엇을 만들지 고르는 문제가 남았다.

선전의 제작사 대표 판샤오쥔은 결혼식 장면 하나를 예로 든다. 배우와 세트로 찍으면 6만 위안(약 9천 달러), AI로 만들면 1,400위안(약 200달러)이다. 중국 숏드라마 업계 전체에서 분당 제작비는 올해 상반기에 5,000위안(약 750달러)에서 수백 위안 수준으로 내려갔다. 제작 기간도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었다. 같은 기간 더우인에는 새 AI 드라마 22만 1,900편이 올라왔고 그중 조회수 1억을 넘긴 작품은 1,055편, 비율로는 0.5%가 안 된다.

한 줄 정리

제작비가 위안화 두 자릿수까지 떨어지자 중국 숏드라마 시장은 무엇을 찍을지보다 22만 편 중 어느 것을 골라 밀어줄지가 더 어려운 산업으로 바뀌었다.

한눈에 보기

숏드라마 분당 제작비 (상반기 이전 → 이후) 5,000위안 → 수백 위안
결혼식 장면 1건 (실사 → AI) 6만 위안 → 1,400위안
더우인 신규 AI 드라마 (상반기) 22만 1,900편
그중 1억 뷰 돌파작 1,055편 (약 0.5%)
2026년 시장 규모 전망 120억 위안(약 165억 달러)
극장 개봉 승인 첫 AI 장편 "싼싱두이: 미래의 기억" (90분, 4월 28일 승인)

취미가 아니라 산업 규모로 컸다

숫자가 산업 통계로 잡힐 만큼 커졌다. 중국 AI 숏드라마 시장은 2026년 120억 위안(약 165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고 이용자는 6억 6천만 명에 달한다. 업계 전망대로면 올해 처음으로 중국 극장 전체 박스오피스 매출을 넘어선다. 3월 한 달에만 더우인에 새로 올라온 AI 네이티브 드라마가 5만 편이었고 1월에는 90초마다 한 편씩 새 작품이 올라왔다.

비교 대상을 바꿔 보면 체감이 더 확실하다. 한 달 치 생산량만 놓고 보면 넷플릭스가 창사 이래 지금까지 공개한 작품 수보다 많다. 미국에서 숏폼에 17억 5천만 달러를 태우고 2020년에 문을 닫은 Quibi와 정반대 궤적이다. 제작비를 10분의 1로 낮추고 사용 가능한 AI 영상 비율을 90% 넘게 올린 다음에야 가능해진 규모다.

지원은 아래서, 심사는 위에서

값이 이렇게까지 빠지자 지방정부가 경쟁적으로 지원금을 걸었다. 상하이는 5월에 AI 숏드라마 지원책을 냈고 베이징은 2억 6천만 위안 규모의 영상 기술 기금을 만들었다. 작품 한 편당 최대 200만 위안까지 보조금을 주는 지역도 있다. 업계 관계자 주즈리는 "매일 어느 도시에서 기술을 유치하고 싶다고 연락이 온다"고 말한다.

동시에 위에서는 심사 문턱을 올렸다. 제작비가 100만 위안을 넘는 작품은 성 단위 승인을 거쳐야 하고 국가라디오TV총국은 규정을 어긴 에피소드 2만 5천 건 이상을 삭제했다. 이 구도가 보나필름의 "싼싱두이: 미래의 기억"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4월 28일 극장 개봉 승인을 받은 첫 AI 장편인데 배우 얼굴 표정 합성에 바이트댄스의 Jimeng AI를 썼고 그럼에도 제작사는 "사람이 창작을 지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직 AI 콘텐츠 전용 심사 분류가 없어 공식 등급은 "애니메이션"으로 잡혔다.

22만 편과 1,055편 사이

제작비가 이렇게까지 내려가면 누구나 찍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실제로 반년 만에 22만 편 넘게 나왔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1억 뷰를 넘긴 작품은 1,055편, 나머지 22만여 편은 제작비를 회수했는지조차 불분명하다. 제작 단계의 병목은 사라졌지만 노출과 편집, 무엇을 먼저 밀어줄지 정하는 유통 단계의 병목은 그대로 남았다.

이 비율은 콘텐츠를 대량으로 찍어내는 쪽에 익숙한 팀이라면 낯설지 않을 숫자다. 생성 비용이 0에 가까워질수록 만드는 일보다 고르는 일에 시간을 더 써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판샤오쥔이 결혼식 장면 하나를 1,400위안에 뽑아낸 것도 결국 여러 버전을 빠르게 시험해 보고 그중 하나를 고르는 작업 방식을 전제로 한다.

anyAX 관점

숏폼 콘텐츠를 굴리는 국내 콘텐츠 크리에이터나 에이전시 입장에서 이 숫자는 남의 나라 산업 통계가 아니라 앞으로 마주칠 비율이다. 제작비가 100분의 1로 줄면 기획안을 통과시키는 문턱도 같이 낮아지고 그러면 팀 안에서 도는 시안 수는 지금의 수십 배로 늘어난다. 판샤오쥔처럼 장면 하나를 여러 버전으로 뽑아 보는 일이 예외가 아니라 기본 작업 방식이 된다는 뜻이다.

그럴 때 병목은 편집 툴이나 렌더링 시간이 아니라 22만 편 중 1,055편을 가려낸 안목 쪽으로 옮겨 간다. 지금 팀에 필요한 것은 더 빠른 생성 도구가 아니라 하루에 쏟아지는 시안 중 무엇을 밀어줄지 5분 안에 정하는 기준이다. 중국에서는 규제도 물량에 맞춰 같이 세분화됐다. 제작비 기준으로 심사 단계를 나눈 것처럼 국내에서도 자동 생성 콘텐츠가 늘수록 무엇을 사람이 최종 확인할지 스스로 기준을 정해 둬야 나중에 급하게 만들지 않는다. 그 기준을 정한 팀과 시안만 늘리고 고르는 절차를 못 만든 팀 사이의 격차는 제작비 격차보다 커진다.

참고